이성영 에세이/일하기 싫은 날에도 나를 잃지 않는 지혜 연재 12편/ 늦어도 돌아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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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영 에세이/일하기 싫은 날에도 나를 잃지 않는 지혜 연재 12편/ 늦어도 돌아가도 괜찮아

늦어도 돌아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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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S방송] 붉은 노을이 서쪽 하늘을 물들이는 시간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본다. 지나온 길은 어렴풋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아직 희미하다. 때로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듯한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이 길이 정말 맞는 걸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마음 한쪽을 짓누른다. 젊은 날에는 앞만 보고 질주했다.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남들보다 먼저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휩싸여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마치 정해진 코스를 따라 맹렬하게 달리는 경주마처럼 숨 가쁜 시간 속에서 자신을 채찍질했다. 조금이라도 늦어지거나 길을 잘못 들까 봐 늘 초조했고 돌아가는 그것은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삶의 연륜이 쌓일수록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지나온 발자국을 되짚어보는 시간의 소중함 또한 알게 된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풍경에 매료되어 잠시 곁길로 새기도 하고, 가끔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 전혀 새로운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얼마나 일찍 도착하느냐가 아니라 그 여정 속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배우느냐 하는 것이다. 늦어도 괜찮다. 세상의 속도에 억지로 발맞출 필요는 없다. 각자의 시계는 다른 속도로 흘러가고 저마다의 때가 있는 법이다. 꽃이 피는 시기가 저마다 다르듯 우리의 인생 또한 각기 다른 속도로 아름답게 피어난다. 조금 늦더라도, 자신의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돌아가도 괜찮다. 잘못된 길이라고 느껴진다면 용기를 내어 방향을 틀어도 괜찮다. 돌아가는 길은 후퇴가 아니라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한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익숙한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성장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삶은 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구불구불한 오솔길과 같다. 때로는 가파른 오르막길에 숨이 차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굽이진 내리막길에 발걸음이 미끄러지기도 한다. 붉게 물든 저녁놀 아래 문득 깨닫는다. 조금 늦어, 때로는 돌아가더라도 결국 우리가 도착하게 될 곳은 우리만의 아름다운 종착지,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조금 더뎌 보일지라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기쁨과 의미들을 놓치지 말자. 늦어도 괜찮고, 돌아가도 괜찮다. 우리에게는 아직 걸어갈 시간이 충분하니까.
NWS방송 seungmok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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