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92세도 밧줄 잡고 나무 올랐다”…숲에서 되찾은 ‘푸르른 청춘’
“나이 먹은 사람들이 이런 치유(힐링)를 어디서 해보겠어요.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처럼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어르신들은 밧줄을 잡고 나무에 오르고, 해먹에 몸을 누이고, 그네를 타며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이천 지역 어르신 120명이 숲에서 몸을 움직이고 추억을 되살린 6개월간의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마무리됐다.
이천시 산림전문기업 ‘자라나다어스(구 자라나다)’는 복권기금 녹색자금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 '숲에서, 줄줄이 이어가는 추억놀이'를 마쳤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지난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이천시 치매안심센터, 신현 주간보호 및 재가복지센터, 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해 진행됐다. 만 55세 이상 치매 환자와 보호자, 치매 예방이 필요한 어르신 등 120명이 8개 팀으로 나뉘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단순한 숲길 걷기에 그치지 않았다. 명상 종(싱잉볼)을 활용한 명상과 밧줄 체조로 몸을 푼 뒤 매듭 배우기와 외줄 걷기(슬랙라인), 나무 오르기(트리클라이밍), 해먹·그네 타기 등에 도전했다. 걱정인형과 장명루 팔찌, 편백나무 향낭 만들기와 나무 향 치유(테라피) 등 오감과 기억을 자극하는 체험도 곁들였다.
참여자의 건강과 신체 상태에 따라 프로그램도 달리 운영했다. 중증 치매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많은 신현 재가복지센터에서는 개별 맞춤형 체험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활동에 어려움을 보였던 일부 어르신이 숲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특히 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최고령인 92세 어르신 두 명이 나무 오르기(트리클라이밍)를 완주해 박수를 받았다. 고령의 참가자들이 밧줄을 잡고 직접 나무에 오르며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활동에 도전한 것이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어르신은 “그네도 타고 다리도 건너고, 줄도 타봤다”라며 “안 해본 것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라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배우고 보고 느끼는 것이 모두 재미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또 참여하고 싶다”라고 했다.
90세 참가자는 “이 나이에 와서 이런 대우를 받으니 행복하다”라며 프로그램을 마련한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자라나다어스 관계자는 “숲속 명상과 밧줄 체험, 만들기 활동 등이 어르신들의 인지 건강과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라며 “앞으로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산림청과 복권위원회,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복권기금으로 운영됐으며 자라나다어스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승목 기자

2026.09.29 (화) 18: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