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치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손때 묻은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 그리고 모니터 화면 속에서 무심하게 반짝이는 커서. 우리는 가끔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이토록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는지 묻곤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단단하게 타오르던 열정의 불꽃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일은 그저 견뎌내야 할 단조로운 시간의 연속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면, 일이라는 것은 단순히 밥벌이를 위한 노동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나의 시간과 영혼을 쏟아부어 세상과 연결되는 거룩한 통로이자, 나라는 존재를 조금씩 완성해 가는 삶의 무대다. 시들어가는 마음 밭에 다시금 생기를 불어넣고, 일터에서의 순간들을 환한 기쁨으로 채워갈 수 있는 작은 지혜들을 가만히 읊조려본다.
첫째는 삶에 소소한 숨결을 물어넣는 것이다. 거창하고 단단한 일의 벽 앞에서 짓눌리기보다, 그것을 하나의 아기자기한 놀이처럼 바라보는 다정함이 필요하다. "이 원고는 모래시계가 두 번 구르는 동안 끝내보리라" 하며 자신에게 작은 시간을 선물하고, 작은 산을 하나 넘었을 때 따스한 찻잔을 들며 자신을 격려하는 일. 일의 무게를 조금 내려놓고 그 안에서 가벼운 경쾌함을 발견할 때, 단조롭던 시간은 살아 숨 쉬게 시작한다.
둘째는 나만을 위한 정결한 시작의 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우리는 뇌와 마음에 "이제 거룩한 몰입의 시간으로 들어갑니다" 하고 나지막이 알려줄 필요가 있다. 책상 위의 먼지를 가만히 닦아내거나, 마음을 정돈하는 조용한 음악을 틀고, 따뜻한 차 한 잔을 기울이는 그 1~2분의 짧은 정적. 그 작고 소박한 루틴 하나가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을 잠재우고, 나를 가장 깊숙한 몰입의 자리로 안착하게 해준다.
셋째는 내가 하는 일에 따스한 온기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단순히 숫자를 입력하고 서류를 넘기는 행위 너머에 있는 누군가의 얼굴을 바라본다. 내가 오늘 다듬은 이 작은 작업이 동료의 수고를 덜어주고, 누군가의 하루를 한층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는구나!" 하는 관점의 전환은 나를 한낱 노동자가 아닌, 세상을 조금 더 다정하게 만드는 예술가로 거듭나게 한다. 날마다 해가 질 무렵, 오늘 내가 이룬 작은 결실 세 가지를 가만히 적어서 내려고 가는 일은 내 영혼에 남기는 가장 아름다운 성장의 기록이 된다.
넷째는 커다란 바위 같은 일 앞에서 조급해하지 않고, 작은 돌멩이부터 하나씩 옮기는 지혜다. 한 번에 태산을 옮길 수는 없지만, 25분이라는 짧고 순결한 시간 동안 온 마음을 쏟고 잠시 숨을 고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오늘 거대한 글을 다 완성하리라" 다짐하며 조바심내기보다, "우선 첫 문장 하나만 정성껏 적어보자" 하며 아기의 걸음마처럼 시작하는 것. 그 작고 소박한 시작들이 모여 어느덧 기대하지. 않았던 커다란 성공의 숲을 이루게 된다.
마지막으로, 함께 길을 걷는 동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에너지는 참으로 신비로워서, 내가 먼저 전한 소박한 감사와 칭찬의 말 한마디는 잔잔한 호수의 파문처럼 퍼져나가 일터를 환하게 밝혀준다. "오늘 고생 많았어요", "그 아이디어가 참 좋네요." 하고 건네는 가벼운 피드백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확인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한 위안을 얻는다.
이 모든 이야기를 한꺼번에 다 이루려 애쓸 필요는 없다. 오늘 하루, 내 마음에 가장 깊게 울리는 단 하나의 작은 실천을 가만히 보듬어 안고 시작하면 족하다. 식어가던 일터의 책상 위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고, 나만의 촛불을 다시 켜는 일. 그것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를 가장 눈부시게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NWS방송 seungmok0202

2026.09.14 (월) 05: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