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영의 시집과 에세이

일은 단순한 생계의 사슬이 아니다.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나지막이 불러보는 일이며, 내면의 깊은 울림을 저 광활한 세상 밖으로 터뜨리는 숭고한 통로다.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노동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 내 존재 이유와 뜨거운 의미를 불어넣는 순간, 지루했던 길은 비로소 나를 찾아 떠나는 웅장한 여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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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장 거룩해지는 순간은 나라는 작은 틀을 깨뜨리고 타인을 향해 팔을 벌릴 때다. 내가 흘린 땀방울 하나가 누군가 얼어붙은 손을 녹여주고, 내가 다듬은 서류 한 장이 이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조금이라도 밝힐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 이익과 안위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과 타인을 향해 기꺼이 에너지를 퍼 올리는 일, 그 자기 초월의 마당에서 비로소 참된 행복이 솟아오른다. 과정 그 자체에 온몸을 내던지는 몰입의 순간을 생각한다. 결과라는 이름의 헛된 환영에 사로잡히지 않고, 눈앞에 놓인 작업 하나에 내 온 정성을 바치는 장인 정신. 망치질 한 번, 붓질 한 번에 영혼을 실을 때 찾아오는 저 정갈하고 서늘한 평온함이야말로 삶이 다다를 수 있는 고귀함의 결정체다.
우리는 세상의 거센 풍랑 속에서도 스스로 서야 한다. 남들의 헛된 평판이나 유행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내 일과 내 삶의 당당한 주인이 되는 일. 내 삶의 키를 내가 거머쥐고 험난한 바다를 향해 배를 띄우는 자유와 당당함이 없다면 그 어떤 화려한 삶도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일터에서 만나는 온갖 성공과 실패, 그 소란스러운 감정의 스펙트럼 속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는 것. 외부의 세찬 바람에도 뿌리가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고 내면의 단단함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내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추다.
오늘도 일터로 향하는 그대의 가벼운 혹은 무거운 발걸음은 결코 허투루 사라지지 않는다. 그대가 쏟아부은 땀과 정성은 이 땅의 흙을 적시고, 마침내 그대라는 위대한 나무를 단단하게 키워낼 것이다.
NWS방송 seungmok0202

2026.09.18 (금) 02:15










